고기를 잡기 위해 바다에 설치한 그물. 매번 없어진다는 얘기를 듣고 해경이 수사를 해보니 훔쳐간 범인이 따로 있었다.
군산해양경찰서는 바다에서 다른 사람이 설치해 둔 그물을 훔친 어선(2.8t) 선장 A씨(50세·남)와 이를 도운 외국인 선원 B씨(30세·티모르·남)를 특수절도 혐의로 입건해 불구속 송치했다고 16일 밝혔다.
이들은 지난 6월 13일 오전 6시30분경 A씨 소유의 어선을 타고 군산시 옥도면 말도리 횡경도 북동쪽 약 1㎞ 해상에서 다른 어민이 설치해 둔 통발 그물 60개를 훔친 혐의를 받고 있다.
해경은 올해 중순부터 어민들이 “바다에 쳐놓은 그물이 사라지고 있다”는 민원이 접수돼 조사에 나섰지만 CCTV가 없는 바다에서 사실 확인이 쉽지 않았다.
특히, 그물은 기상 악화로 해류를 따라 흘러가 없어지거나 통항하는 대형선박에 딸려가는 일도 빈번하기 때문에 유실되는 상황이 이례적으로 보긴 어려웠다.
하지만 해경은 유독 통발 어구가 자주 사라진다는 점에 주안점을 두고 수사에 착수했다.
이어 어민들이 본인 소유임을 나타내는 표식을 그물마다 남겨둔다는 점에 착안해 여러 어선들에 실려 있는 그물들을 촬영해 분석했다.
이 결과 A호에 실려 있던 통발그물 중 일부가 소유주 표식이 다른 것을 확인해 추궁한 결과 선장과 선원 모두 혐의를 인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해경은 이들이 훔친 그물을 피해 선주에게 돌려주고 A씨와 B씨를 특수절도 혐의로 입건 후 불구속 송치했다.
군산해경 관계자는 “어민들에게 그물은 생업의 수단으로 이를 훼손하거나 훔치는 행위는 큰 피해를 낳을 수 있다”며 “어구 절도행위에 대한 다른 사례가 있는지 여부도 추가로 면밀하게 살펴볼 방침이다”고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