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산 농업용수는 서포양수장을 통해 금강에서 끌어온 물로 공급되고 있다.(서포양수장)
가뭄으로 바짝 마르던 농경지가 한순간에 물바다가 되는 등 올여름 기상이변이 극단적인 양상이다.
올여름 남부지방 곳곳에서 가뭄과 집중호우가 시기와 지역을 달리해 나타나는 가운데, 도농복합지역인 군산지역 농업용수 공급에는 현재까지 큰 이상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앞서 가뭄이 이어지면서 일부 농경지에서 물 부족 민원이 제기되기도 했지만 최근 비가 내리면서 상황이 다소 해소됐고 현재까지 농작물 피해도 접수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군산시에 따르면, 현재 시가 관리하는 저수지 72개소의 평균 저수율은 약 60% 수준이다. 한국농어촌공사가 관리하는 저수지는 평균 53% 정도로 이보다 낮다.
전북도가 제공한 자료에 따르면, 8월 19일 기준 전북지역 누적 강수량은 590.7mm로 평년(929.1mm)의 63.6%에 그친 가운데, 농업용 저수지 평균 저수율도 34.6%로 평년(69.7%)의 절반 수준인 49.7%에 머물고 있다.
시·군별로는 임실이 26.7%로 가장 낮았고 남원 33.9%, 완주 34.3%, 전주 34.6% 등도 낮은 수준을 보였다.
반면, 군산은 53.3%로 전북 평균을 웃돌았으며, 평년 저수율 66.7%와 비교해 80.0% 수준을 유지하는 등 상대적으로 양호한 상태를 보이고 있다.
가뭄 정도 4단계 중 논 기준으로 김제·순창·부안·완주가 ‘관심’, 남원·무주·장수·고창이 ‘주의’, 정읍이 ‘경계’, 임실이 ‘심각’ 단계로 나타났고, 밭작물은 전주·완주·임실·부안이 ‘관심’, 진안·무주가 ‘주의’ 단계로 분류됐다.
군산지역 농업용수 공급에서 특히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은 금강 물을 끌어오는 서포양수장이다.
군산시 관계자는 “농어촌공사에서 서포양수장을 가동해 금강 물을 끌어온 뒤 군산 관내 큰 수로인 대간수로로 보내고 다시 각 지선 용수로로 나눠 농경지에 공급하는 구조다”고 설명했다.
서포양수장을 통해 금강에서 끌어온 물이 대간수로를 거쳐 각 농수로로 공급되면서 강수량이 부족한 시기에도 농경지에 필요한 물을 보충할 수 있다는 것이다.
여기에 군산지역의 경지정리와 농수로 관리 등도 가뭄 피해를 줄이는 요인으로 꼽힌다. 경지정리가 이뤄진 농경지에는 농수로가 연결돼 있고, 농어촌공사는 주요 수로에 물을 공급하면서 각 농경지로 용수가 흘러갈 수 있도록 관리하고 있다.
또한, 시가 관리하는 저수지의 경우에도 가뭄 때 용수로에서 물을 끌어올릴 수 있도록 소규모 간이양수장 등을 설치해 부족한 농업용수를 보완하고 있다.
군산시 농업 관련 부서는 현재까지 가뭄으로 인한 공식적인 농작물 피해 접수는 없다고 밝혔다. 일부 천수답이나 농경지 끝자락에서 물 부족 현상이 나타나고 있지만 벼 생육이나 수확량에 영향을 줄 정도의 피해 단계는 아니라고 덧붙였다.
최근 옥산면 일부 주민들은 농어촌공사가 농업용수를 격일로 공급하면서 농수로 끝자락에 위치한 논의 경우 물이 충분히 닿지 않아 논이 바짝 말라가고 있다는 민원을 제기했다.
이에 시는 현장을 찾아 농업용수 공급 상황을 확인한 결과 일부 저수율이 떨어지고 농경지 일부가 마른 상태였지만 현재까지는 농작물 피해나 수확량 감소로 이어질 정도의 상황은 아닌 것으로 파악됐다.
시 관계자는 “군산은 금강 물이 마르기 전까지는 가뭄에 비교적 안전한 구조를 갖추고 있다”며 “시 관리 저수지도 평균 60% 정도의 저수율을 유지하고 있고 부족한 곳은 용수로에서 펌핑해 공급하는 방식으로 관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가뭄이 장기화될 경우에는 상황이 달라질 수 있다. 강수량이 장기간 부족해지면 저수율 하락과 함께 농업용수 공급량을 조절해야 하는 상황이 올 수 있기 때문이다.
시도 가뭄 등 기후변화에 따른 농업용수 부족에 대비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시는 올해 ‘2026 기후변화 대응 생산 안정화 지원사업’을 통해 논두렁 물막이용 시트 설치사업을 추진한다.
사업 목적은 반영구적인 물막이 설치를 통해 벼 재배농가의 영농 편의를 높이고 가뭄 등 기후변화로 인한 농업용수 부족을 해소하는 데 있다.
올해 사업량은 8개소이며, 개소당 지원 기준은 350만 원이다. 전체 사업은 시비와 자부담 각각 50% 방식으로 추진된다.
논두렁 물막이 외에도 소규모 벼 녹화장, 농업용 유류 급유기, 농업용 폐유 저장탱크 등 4개 사업을 포함한 기후변화 대응 생산 안정화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실제 최근 경남지역에서는 폭염과 가뭄이 겹치면서 농업용수 부족이 현실화되고 있다. 일부 지역에서는 저수지나 하천의 물을 끌어오는 것을 넘어 소방차를 활용해 논에 물을 공급하는 상황까지 나타나면서 가뭄의 심각성을 보여주고 있다.
창원소방본부는 지난달 30일부터 이달 3일까지 가뭄으로 농업용수 공급에 어려움을 겪는 농가에 16차례에 걸쳐 183t의 물을 지원했으며, 6t급 소방 물탱크차가 논에 직접 물을 공급하기도 했다.
군산이 현재 이같은 상황까지 치닫지 않은 것은 금강이라는 안정적인 용수원이 있기 때문이지만 최근 옥산면 사례처럼 주요 수로에서 멀리 떨어진 농경지나 수로 끝자락에서 물 부족 현상이 먼저 나타날 수 있는 만큼, 가뭄이 장기화될 경우 지역별 용수 편차에 대한 세밀한 관리가 필요하다.
특히, 저수율과 농경지 용수 공급 상황을 지속적으로 확인하면서 가뭄 장기화에 대비해야 할 시점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