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2002년 설립된 (사)한국여성농업인 군산시연합회는 관내 여성농업인의 권익 보호와 지위향상 도모, 지역 농업발전에 지속 기여하고 있는 단체다. 2023년부터 2년 임기 후 3년째 연임을 이어가고 있는 전경화(56) 제12~13대 (사)한국여성농업인 군산시연합회장은 1년 반여의 남은 임기 동안 지역 농업‧농촌 발전에 주체가 돼가는 여성농업인의 역량을 키우는 데 최선을 다할 것을 다짐했다.
◇임기 막바지에 접어들었습니다. (사)한국여성농업인 군산시연합회(이하 한여농)는구체적으로 어떤 일을 하는지요. 또한 그동안 진행했던 사업 중 성과는 무엇이 있을까요.
한여농은 영농후계자 부인과 여성농업인 후계자로 시작했지만 한정된 인원으로 활성화되지 않아 10여 년 전부터 농업경영체에 등록돼있는 군산시 거주 만 65세 이하 여성농업인으로 자격요건을 완화했고 그 결과 현재 정회원 120명과 준회원까지 200여 명의 회원이 친목을 다지고 있습니다.
한여농은 수익사업과 역량강화 교육 등에 힘쓰고 있습니다. 한여농 회원들이 직접 재배한 농산물을 활용해 미숫가루 등을 만들어 판매할 뿐 아니라 특히, 3년 전부터는 무상임대한 땅에서 회원들과 함께 감자와 들깨를 심고 수확해 판매하고 있습니다. 이를 통해 생긴 수익금은 불우이웃돕기 성금 기부 등 지역민과 회원의 복지증진에 활용하고 있습니다.
또한, 날로 변화하는 농업환경에 여성농업인 역량강화를 위한 교육이 중요해지고 있습니다. 이에 매년 FTA교육과 함께 농어촌공사와 농협, 품질관리원 등 관공서와 기관에 협조를 구해 전문강사 초청교육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특히, 한마음대회를 올해 처음 개최해 관내 여성농업인들의 단합된 힘을 보여줬습니다. 이 자리는 여성농업인들 간 소통과 교류의 장으로서 회원들이 직접 가꾼 농특산물 전시는 물론 전통의상 패션쇼, 아나바다 장터를 통한 산불피해 복구 성금 기부 등이 이뤄졌습니다.
◇농사와 어떻게 인연을 맺게 됐는지 알고 싶습니다.
현재 옥산면에서 다양한 원예작물을 재배하고 있습니다. 어릴 때부터 농사를 짓는 부모님을 도와 농사가 힘들다는 걸 알고 있어 남편과 농사를 안 짓는다고 약속하고 결혼생활을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어머님께서 농사짓는 모습이 안쓰러워 옆에서 조금씩 도와드리다 주변 추천으로 하우스 농사를 겁없이 도전하게 됐습니다.
회사에 다니면서도 약 20년 동안 밤호박, 메론, 샤인머스캣 등 원예작물을 재배해왔고 퇴직 이후에는 가공사업에 뛰어들어 지난 2020년 농산물가공사업장 ‘바른식탐’을 설립, 이곳에서 김부각과 식혜 제작‧판매, 체험프로그램 등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고령화와 인구감소에 기후위기까지 농업·농촌의 지속가능성이 크게 위협받고 있는 가운데 이를 극복하기 위한 해법은 무엇이 있을까요?
기후변화에 따라 농업도 변화해야 한다고 봅니다. 한여농은 ‘기후변화에 따라 어떤 준비를 해야 하는지, 또 어떤 식으로 농업이 변화돼야 하는지’에 대해 함께 고민하고 교육하며 영농쓰레기 태우지 않기, 친환경 세제 만들기 등 사소하지만 우리 손으로 환경을 바꿔나갈 수 있는 방안들을 실천하길 당부하고 있습니다.
농촌 고령화와 일손 부족 대응을 위해선 외국인 계절근로자 도입뿐 아니라 농기계 작업을 대신 수행해주는 ‘농작업대행단’ 운영 및 새로운 지식과 기술습득이 빠른 청년농업인이 더 많이 육성돼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한여농이 군산지역 여성농업계를 대표하는 단체인 만큼 앞으로 풀어나가야 할 여성농업인 정책 과제들이 있다면 어떤 것들이 있습니까?
‘여성농업인 특수건강검진’, ‘여성농업인 농작업 편의장비 지원’ 등 여성농업인을 위한 다양한 지원사업들이 있지만 직접 체감할 수 있는 정책들이 더 활성화돼야 합니다.
이 가운데 ‘농작업 편의장비 지원’ 확대와 함께 여성농업인의 농작업 환경개선을 위한 ‘이동식 화장실’ 설치를 건의하고 싶습니다. 실제 여러 지자체에서 이동식 화장실 설치를 추진중으로 여성농업인들이 보다 나은 환경에서 농업 활동을 할 수 있도록 지자체가 적극 지원해주길 기대해봅니다.
◇여성농업인의 권익신장과 역량강화를 위해 앞으로 어떤 계획이 있으신지?
처음 말씀드린 것처럼 여성농업인의 역량강화를 위해선 ‘교육’밖에는 답이 없다고 생각합니다. 농사만 지어서는 안정적인 소득을 기대할 수 없는 농촌의 현실에서 교육을 통한 여성농업인 역량강화에 집중할 계획입니다.
그리고 내년에는 도내 여성농업인들과 교류하기 위한 자리를 마련하려고 합니다. 예산 확보만 남아있는 상황으로 이 대회를 통해 도내 여성농업인들 간 친목을 다지고 나아가 군산경제 활성화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가 큽니다.
◇(사)한국여성농업인 군산시연합회 설립과 동시에 회원으로 활동한 전경화 회장은 옥산면 여성의용소방대장을 지냈으며 옥산면복지장학회 이사, 옥산면 우동마을 이장, 옥산면 이장협의회 총무, 군산시농업인단체협의회 감사, 군산시 시민참여위원회 위원 등을 맡고 있다. 또 의용소방대 생활안전강사경연대회 전국 우수상(소방청장상), 한국쌀가공식품품평회 농림부장관상, 이장 표창장(군산시장상), 한여농 표창장(농림부장관상)을 수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