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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망굴, 바람을 받아치다

전재복 시인(한국문인협회 회원)

군산신문2025-04-04 09:52:46 링크 인쇄 공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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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에도 몇 번씩 몸을 젖혀

빵빵하게 머금은 해풍을

재채기로 풀어 놓는 해망굴

저벅저벅 강의 발소리

서슬 퍼런 바다의 기침 소리

 

누런 먼지에 잠긴 도시는

진저리치며 깨어나고

솨솨솨 솔숲을 타고 넘은 갯바람이

지친 삶의 모서리를 쓰다듬는다

 

아등바등 살아내느라

진땀 흘린 남루한 골목길

찌든 가난과 씨름하는 굽은 뼈마디에선

우두둑, 낡은 관절이 아프다

 

해망굴 아가리가 미어터지게

쏟아붓는 바람의 세례

하루에도 몇 번씩

정신 번쩍 나게 간절임을 당하지만

 

거칠게 내달아오는 바람의 유린을

잘도 견뎌온 군산의 뚝심

해풍의 근육보다 질긴 두둑한 배짱으로

오늘도 젖은 몸을 바람에 말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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