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의원들의 의정비 인상이 잇따르고 있다. 지방의원의 전문성을 높이고 책임있는 의정활동을 뒷받침하기 위해 적정한 보수를 보장해야 한다는 취지다. 하지만 지금 지역 현실을 돌아보면 시민들의 시선이 마냥 곱지만은 않다.
고물가와 경기침체로 서민들의 삶은 좀처럼 나아지지 않고 지방자치단체마다 재정 운용에 적잖은 부담을 안고 있다.
민생 예산을 비롯해 복지와 지역 현안 사업에 투입할 재원도 넉넉하지 않은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지방의원들의 의정비 인상이 잇따르면서 시민들의 상대적 박탈감과 형평성 논란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지자체 중 부안군의회가 먼저 내년도 의정비를 8.8% 인상하기로 했다. 월정수당만 놓고 보면 인상률은 15.9%에 달한다.
군산시의회 역시 지난달 29일 열린 의정비심의위원회에서 2027년부터 2030년까지 적용할 의정비 지급기준을 확정했다.
의정활동비는 월 150만 원으로 동결하되, 월정수당은 공무원 보수 인상률 3.5%를 연동해 매년 인상하기로 했다. 의정비는 의정활동비와 월정수당을 포함한다.
이에 따라 의원 1인당 내년 연간 의정비는 올해보다 100만 9,080원 늘어난 4,783만 9,920원이다. 2030년까지도 매년 전년도 공무원 보수 인상률을 반영하기로 했다.
단순히 한 차례 인상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앞으로 4년간 인상 기조를 이어가겠다는 것이다.
물론, 지방의원도 의정활동에 전념할 수 있는 합리적인 보수를 보장받아야 한다. 지역 현안을 살피고 예산을 심의하며 집행부를 견제하는 역할에는 그에 걸맞은 전문성과 책임이 요구된다. 의정비 현실화 자체를 무조건 부정할 수는 없는 이유다.
의정비 인상에는 그에 걸맞은 명분이 있어야 한다. 지방의원의 처우 개선이 의정활동의 전문성을 높이고 시민을 위한 의정활동으로 이어진다는 사회적 공감대는 분명 존재한다.
하지만 시민들의 삶은 갈수록 팍팍해지고 지방재정마저 어려움을 겪는 현실에서 인상 필요성만 강조한다면 시민들의 공감을 얻기는 쉽지 않다. 의회 스스로 시민의 신뢰를 얼마나 얻고 있는지 돌아보는 과정도 필요하다.
의정비심의위원회가 인상률을 결정하고 관련 절차를 밟았다는 사실만으로 시민들의 공감까지 얻었다고 볼 수는 없다.
여기에 의회 청사 신축 문제도 시민들의 눈높이에서 살펴볼 필요가 있다.
시의회는 총사업비 435억 원을 들여 지하 1층, 지상 3층 규모 새 청사를 건립할 계획이다. 사업비 전액을 시비로 충당하는 가운데 지난 10월 2일 전북자치도의 지방재정 투자심사를 조건부로 통과했다.
의회 청사는 독립적인 의정활동과 시민 편의를 위해 필요한 시설일 수 있다. 하지만 고물가와 경기침체로 시민들의 삶이 팍팍해지고 지방재정에도 부담이 커지는 상황에서 400억 원이 넘는 재원이 투입되는 사업인 만큼, 재정 부담과 사업 규모의 적정성을 충분히 살펴야 한다는 목소리가 적지 않다.
특히, 투자심사에서 재정 여건을 고려한 사업계획 보완 조건이 붙은 만큼, 구체적인 재원 조달 방안과 향후 재정 부담에 대한 설명도 필요하다.
더욱이 시의회의 청렴도 평가 결과도 시민들의 신뢰 문제를 돌아보게 한다. 국민권익위원회의 2024년 종합청렴도 평가에서 시의회는 최하위인 5등급을 받았고, 2025년에도 같은 등급에 머물렀다. 시민 대표기관이자 집행부를 감시하고 견제해야 할 의회가 시민들의 신뢰를 회복하는 일에도 무게를 둬야 하는 이유다.
의정비는 단순한 보수가 아니다. 시민이 맡긴 대표자리에 따르는 책임의 무게이기도 하다. 인상된 보수에 걸맞은 의정활동 변화와 책임을 보여줘야 하며, 이번 결정의 근거와 의정활동 개선 방안도 시민들에게 설명할 필요가 있다.
유재임 참여자치군산시민연대 사무국장은 본지와 통화에서 “의정비심의위원회에 시민단체 추천으로 참여한 위원도 인상에 반대 의견을 낸 것으로 알고 있다”며 “첫 회의에서 의결하려던 것을 한 차례 더 논의하는 과정까지 거쳤지만, 실제 논의와 토론이 얼마나 합리적으로 이뤄졌는지에 대해서는 확인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물가 인상률을 반영한다는 취지는 이해하지만 지역 경제 상황이 어려운 가운데 의원들의 의정비가 4년간 인상되는 만큼 의회 스스로 이 문제를 다시 한번 돌아볼 필요가 있다”며 “시민의 눈높이에 맞는 결정이었는지 살펴봐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의정비 인상에 앞서 시민들에게 신뢰를 줄 수 있는 의정활동을 먼저 보여주는 것이 순서다”며 “심의위원회라는 절차를 거쳤다는 사실만으로 시민들의 공감까지 얻었다고 볼 수는 없다”고 강조했다.
군산시민 A씨(61)는 “시민들이 물가와 경기침체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 의원들 의정비가 오른다고 하니 선뜻 이해하기 어렵다”며 “의정비를 올리는 것보다 시민을 위해 얼마나 책임 있게 일하는지 먼저 보여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또 다른 시민 B씨(49)는 “솔직히 의회에 대한 군산시민들의 신뢰도는 많이 떨어져 있는 상황이고, 시민들의 위에 서 있는 주인공이 아닌 시민의 일꾼으로서 납득할 만한 의정활동과 신뢰를 쌓는 것이 먼저인 것 같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