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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칼럼> [경제와 미래] ‘케이팝 데몬 헌터스’, K의 숙명

신동우 로컬칼럼리스트

박정희 기자(pheun7384@naver.com)2025-10-14 13:37:35 링크 인쇄 공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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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신, 강요, 배타, 혐오가 넘쳤다. 그리고 상식과 균형은 무너졌다. 질곡의 수렁은 길었다. 금융 위기, 펜데믹, 전쟁, 암호화폐, 기업 독재주의.... 같은 장소, 다른 시간의 매듭마다 파열음이 났다. 

 

가지려는 자들, 지배하려는 자들은 더 오른쪽으로, 더 가장자리로 갔다. ‘모’ 아니면 ‘도’. 자본에 의한, 자본을 위한, 자본의 세계가 휘몰아쳤다. 

종교와 철학은 길을 잃었다. “다극 세상이 올 모양이야!”, “빅사이클이 온다.” 거대한 판이 출렁댄다.

 

그 틈 사이로 한 영화가 복판에 우뚝 섰다. 지난 6월 20일, N사에서 출시한 “케이팝 데몬 헌터스”, 일명 ‘케데헌’은 해당 플랫폼의 기록들을 갈아치웠다. 공개 90일도 안 돼 3억 뷰, 배경음악은 모두 빌보드 급주행, 이중 ‘골든’은 빌보드 핫 100 1위, 최초였다. 경이로운 결과였다. 

 

왜 ‘케테헌’은 건기 낙엽에 불붙듯 국경을 초월하여 타올랐을까? 그게 몹시 궁금했다. 보고 또 봤다. 관련 영상, 기사도 찾아봤다. '한국 문화의 독창성', '매력적인 가수들과 음악', '보편적인 공감대”'등의 평가였다. 

 

'과거에도 있었던, 특별하지 않은 이야기'라는 사족이 붙었다. 평이한 이야기에 한국적 특별함, 즉 음악, 음식, 의상, 장소가 문화적 영감으로 외부의 시각으로 버무려졌다는 분석이었다.

 

감독의 손에서 떠난 영화는 관객의 몫이라는 명제에 기대 보기로 했다. 결론은 '모두가 듣고 싶은 ‘이야기’를 ‘음악’으로 끌고 간 영화', '음악을 통해 이야기를 하고, 이야기를 통해 음악을 한 영화'로 보였다. 누구는 ‘음악’으로 ‘이야기’에 매료되었고, 누구는 ‘이야기’로 ‘영화’에 스며들었다. 

 

상식이 무너진 세상에서 허기진 정의에 목말랐던 사람들, 영화는 숨겨놓은 갈망을 건들었고 분출하게 했다. 미주에서, 유럽에서, 아시아에서 아프리카에서. 갈수록 사람들은 질식 체제에서 불안과 두려움에 치를 떨던 참이었다. 

 

“한 국가의 주인으로 산다는 것이 이토록 어려운 적이 있었던가?”, “어떠한 힘이 개인의 자유를 이토록 억압했었던가?” 광화문 광장의 빛 든 자들을 보며 정신적 허기를 달랜 그들이었다. 경계심마저 누그러 뜨리면서.

 

영화 주인공 ‘루미’와 ‘진우’, 둘 다 경계적 속성을 지닌다. ‘루미’는 아버지가 악령이었고, ‘진우’는 귀마에 영혼을 팔았다. 그때문에 자존감을 능욕당하는 신세가 되었다. 

 

이것이면서 저것이기도 하다. 선과 악, 사람과 악령, 헌트릭스와 사자보이스. 마치 뫼비우스 띠와 같다. 광장은 경계를 끝장낼 ‘굿판’이다. ‘문양’은 드러나기 마련이다. 혼문은 문양 때문에 더 강력해지고 새로워질 뿐이다.

 

지난겨울, 대한민국의 광장에서 빛으로 세운 것은 ‘혼문’이었다. “방패”의 토대에 “빛의 혁명, K-민주주의”의 보편성을 선언했다. 그 빛은 지구촌을 돌았다. 그 빛은 ‘케데헌’ 열광의 시금석이었다. 빛에 빚진 자의 팬덤이길 공감했다. 

 

익숙함은 넓어지고 깊어졌다. “혹시 대한민국이 헌트릭스가 아닐까?” 해양과 대륙, 서구와 아시아, 강대국과 약소국, 서양악과 동양악.. 그 중용의 균형적 속성을 지닌 나라. 다음 판을 이끌 상식의, 자유의 ‘페이스 메이커(Pace Maker)’로, 민주주의의, 정의의 보루로 ‘대한민국’을 상상했다. 

 

일극은 너무 노쇠했다. 다극은 이제 시작이다. 지정학적으로 중개자의 운명. ‘루미’의 투영이며 ‘헌트릭스’의 상속자, 받아들여야 한다.

 

하여 “케데헌”은 ‘이야기’가 더 특별하다. 경계 유전자 강 감독은 7년 여 고심 끝에 세상을 대변할 ‘가상의 영웅’을 불러냈다. 딱 이 시기에, 딱 그 이야기가 나와야 했던 건 필연이었다. 그러기에 빛이 만발했다. 

 

사람들은 위로를 받았다. ‘K-혼문’에 눈물을 흘렸다. 부활한 ‘광장 민주주의’에 나타난 응원봉을 떠올리며... ‘흥’ 겨운 분위기에서 수 백 년 묵은 악령의 퇴출, 이게 궁벽한 나라였던 ‘K’가 음악과 음식을 매개로 팬덤을 사로잡은 힘이 아닐까. 길러진 중용의 덕(The Golden means)이 폭풍 속에서 이렇게 빛이 날 줄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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